‘줍줍’이라는 말에는 ‘줍기만 하면 돈’이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청약통장도, 가점도 필요 없이 추첨으로 새 아파트를 준다니 솔깃하죠. 그런데 요즘 쏟아지는 무순위 공고를 실제로 뜯어보면 로또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돈썰미가 청약알지 실거래 데이터로 확인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순위에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종류가 섞여 있고 요즘 흔한 쪽은 로또가 아닙니다.
무순위 청약, 두 종류가 있습니다
무순위 청약은 본청약에서 남은 물량을 청약통장 없이 추첨으로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왜 남았는가’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갈립니다.
- 계약 취소·포기분 재공급.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거나, 자격이 안 돼 취소된 물량입니다. 이때는 대개 몇 년 전 최초 분양가 그대로 다시 나옵니다. 그사이 시세가 올랐다면 그 차이만큼이 차익이고, 이게 ‘진짜 줍줍’입니다.
- 미분양·잔여세대. 애초에 청약에서 다 안 팔려 남은 물량입니다. 분양가는 현재 시세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 차익이 없거나 마이너스일 수 있습니다. 요즘 무순위 공고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 다 공고엔 똑같이 ‘무순위’로 뜹니다. 이름만 보고 로또라 착각하면 두 번째 유형을 잡는 겁니다.
요즘 무순위의 정체, 데이터로 확인
대표적인 예가 서울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입니다. 이 단지는 2026년까지 무순위 청약만 11차례 반복해 공고를 냈습니다. 로또라면 한 번에 마감됐을 텐데, 왜 열한 번이나 다시 내놨을까요. 숫자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 구분 | 84㎡ 기준 | 전용 평당가 |
|---|---|---|
| 천왕역 모아엘가 무순위 분양가 | 약 10.75~10.87억 | 약 4,190~4,280만 |
| 구로구 84㎡ 실거래가(2026) | 약 3,111만 | |
| 인근 천왕동 신축 실거래가 | 약 3,005만 | |
| 인근 오류동 실거래가 | 약 2,590만 |
※ 전용면적 평당가 기준. 분양가는 입주자모집공고(청약홈) 84㎡ 타입, 실거래는 청약알지 실거래 DB(국토교통부 실거래가)의 2026년 전용 80~85㎡ 매매. 조회일 2026-08-25.
천왕역 모아엘가의 무순위 분양가는 인근 구로 신축 실거래보다 평당 1,000만 원 이상, 30~50% 비쌉니다. 로또이기는커녕 시세보다 비싸서 안 팔린 미분양이었던 겁니다. 무순위가 열한 번 반복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무순위’라는 단어만 보고 뛰어들었다면 오히려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셈이 됐을 수 있습니다.
진짜 줍줍은 어떻게 구분할까
차익이 큰 ‘진짜 줍줍’은 계약 취소·포기분을 최초 분양가로 다시 파는 경우입니다. 구분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 공고문의 분양가가 몇 년 전 최초 분양 때 가격인지 확인하세요. 최근 신규 분양가가 아니라 과거 가격이면 로또형 신호입니다.
- 그 분양가를 같은 단지나 인근 단지의 현재 실거래가와 비교하세요. 시세가 분양가보다 확실히 높아야 차익이 있습니다.
- 공고에 ‘계약 취소분’·‘계약 포기분’ 문구가 있는지 보세요. 미분양 잔여분과 구분되는 표현입니다.
반대로 최근 분양가 그대로에 회차가 여러 번 반복된 무순위라면 미분양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럴 땐 줍줍이 아니라 일반 아파트를 시세에 사는 것과 같으니, 입지와 가격을 냉정하게 따져야 합니다.
무순위 청약 자격과 신청 방법
무순위 청약은 자격 요건이 최근 크게 바뀌었습니다. 정부는 2025년 6월 제도 개편으로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 세대구성원으로 제한하고, 수도권 거주 요건을 강화했습니다(국토교통부). 한동안 ‘누구나 전국에서’ 넣을 수 있던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 청약통장·가점 불필요.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습니다.
- 무주택 요건. 2025년 6월 이후 무순위는 무주택 세대구성원 대상이 기본입니다.
- 거주지역 요건. 단지가 있는 지역이나 권역 거주자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신청. 청약홈(applyhome.co.kr)에서 공고별로 접수합니다.
요건은 단지·지역·시기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공고문의 신청 자격 항목을 직접 확인하세요.
무순위 청약 전 체크리스트
- 분양가가 최초 분양가(과거)인지, 최근 시세 수준인지
- 같은 단지나 인근의 현재 실거래가와 분양가를 비교해 차익이 실제로 있는지
- 같은 단지가 무순위를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았는지(미분양 신호)
- 본인이 무주택·거주지역 요건에 맞는지
- 확장·옵션 별도 여부, 중도금·잔금 계획
자주 묻는 질문
Q. 무순위 청약은 무조건 시세보다 싼가요?
아닙니다. 계약 취소·포기분을 최초 분양가로 다시 파는 ‘진짜 줍줍’은 쌀 수 있지만, 요즘 흔한 미분양 잔여세대는 분양가가 시세 수준이거나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위 천왕역 모아엘가처럼 무순위가 여러 번 반복되면 미분양 신호입니다.
Q.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나요?
네,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나 가점이 필요 없고 추첨으로 뽑습니다. 다만 2025년 6월 개편 이후 무주택·거주지역 요건이 붙으니 공고문을 확인하세요.
Q. 어디서 신청하나요?
청약홈(applyhome.co.kr)에서 공고별로 접수합니다. 공고 일정과 분양가, 인근 실거래는 청약알지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순위 공고의 분양가가 진짜 싼지, 같은 단지와 인근 실거래로 바로 비교해보세요.
청약 일정, 매일 챙기기 번거로우시죠?
청약홈·LH·SH·GH·마이홈 청약 일정과 국토부 실거래가를 한 화면에 모아드려요.
데이터 출처: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청약알지 실거래 DB), 청약홈 입주자모집공고, 무순위 청약 제도 개편(국토교통부, 2025.6). 실거래가는 조회 시점·동·층·향에 따라 편차가 있으며, 분양가는 확장·옵션 미포함 기본가입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단지 청약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청약 전 반드시 해당 공고문과 청약홈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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